제 이름은 템플 그랜든입니다

 

전 남들과 달라요

 

전 그림을 통해 사고하고
생각을 키워나가죠

 

템플 그랜든
(Temple Grandin)

 

미국, 아리조나주
1966년

 

저기 있어!
템플!

 

더워!

 

내려와야지..
뒤에 사람들이 기다리잖니

 

열기가 보여요!

 

템플!

 

이런 데도 사람이 살아요?

 

늑대가 막 으르릉거리는데

 

엽총든 남자가
일리야 쿠야킨한테 그래요

 

"문 좀 열어주이소"

 

템플, 미안하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드라마 "나폴레옹 솔로"의
"미로속 전망대"편에 나와요

 

늑대가 막 으르릉거리는데

 

엽총든 남자가
일리야 쿠야킨한테 그래요

 

"문 좀 열어주이소"

 

"문 좀 열어주이소"

 

왜 그래?

 

이모, 여긴 뭐하는 곳이에요?

 

소들에게 울타리를 쳐놓은 거야.

 

너네 지역에선 못 보던 거지?

 

도살장이에요?

 

도살도 하지

 

"문 좀 열어주이소"

 

"문 좀 열어주이소"

 

그래, 그래줄래?

 

문 좀 열어 줄래, 템플?

 

- 아, 저 문을 열어 달라구요?
- 그래!

 

됐어!

 

가자, 템플!

 

템플?

 

움직여, 이놈들아!

 

왔어

 

템플이 잘 도착했어요

 

- 마이크 삼촌이야
- 안녕, 템플

 

여기 빌리에게

 

여름동안 너가 머물거라고
얘기하던 중이었어

 

- 카우보이에요?
- 죄송해요

 

인사부터 해야지, 템플
인사 잘하잖아

 

안녕하세요, 전 템플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전 템플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네, 만나서 반가워요

 

전 이만..

 

고마워요
내일 돌려드릴게요

 

어, 천천히 써
난 또 있으니까

 

어..

 

"나폴레옹 솔로" 보세요?

 

니가 쓸 방 보여줄게

 

방 맘에 드니?

 

참, 내가 읽었던 SF소설
여기 다 갖다놨어

 

왜 여기가 제 방이에요?

 

그렇게 하기로 했으니까

 

이제 됐지?

 

네

 

그래, 템플.. 너 대학 간다면서?

 

대단하네

 

- 고마워
- 전 그런 거 못 먹어요.

 

전 대장염이 있어요
신경성 대장염요

 

- 전 푸딩이랑 젤리 먹어요
- 나도 알아

 

니네 엄마가 그러더구나

 

삼촌이 아까 질문했었는데?

 

대학가서 기분좋니?

 

전 고등학교 계속 다니고 싶어요

 

과학 선생님이 좋아요

 

칼락 박사님은 굉장히 똑똑하고
대학도 나왔어요

 

박사님한테 배우면 되는데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디저트 숟가락이랑 차 숟가랑은
구별해서 넣어라

 

그렇게 했어요

 

니네 삼촌은
잘 구별 못하거든

 

실은 나도 가끔 그래

 

다른 게 생겼는 걸요

 

맞아, 다르게 생겼어

 

이제 자러 갈 시간이네

 

아침에 수탉이 울 거야

 

- 더 필요한 거 있니?
- 여기가 제 방이에요

 

그래, 니 방이야

 

- 그럼, 잘자라
- 난 그거 싫어해요

 

미안해, 깜박했구나

 

안는 거 싫어하지

 

잘자라

 

여보세요

 

내가 깨운거야?

 

당연히 아니지

 

- 누구야
- 언니예요

 

템플 옷장 바닥에서
뭘 찾은 줄 알아

 

예쁜 여름 원피스겠지!

 

다리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

 

내일 아침에 부쳐줄게

 

너도 넣어주지 못한 걸

 

내가 입힐 수 있겠어?

 

다른 원피스도 벌써
방 밖에 내다버렸던데

 

그 앤 어때?

 

괜찮아

 

자세히 말해봐

 

아까..

 

남편이 대학 가냐고 물어볼 때
살짝 긴장하긴 했는데

 

근데, 금방 괜찮아졌어

 

그리고 잘 자고 있어

 

걱정하지마

 

여름동안은 내가 책임질테니까

 

딴 애들이나 신경써

 

알아, 거기서 즐겁게 지낼거야

 

그치만 조심해야돼

 

뭔가에 그 얘가 폭발하지 않게 말야

 

- 템플?

 

템플!

 

템플, 와서 좀 도와줘야겠어

 

뭘 전공으로 할 거니?

 

과학이요..
심리학이나..

 

아직 확실하게 정한 건 아니구나

 

기숙학교보단 낫겠죠

 

그럴거야

 

- 더 많은 기회가..
- 대니가 이모를 보고 있어요

 

잰 고개를 안돌리고도 다 볼 수 있어요

 

- 근데 넌 어떻게 그걸 알아?
- 귀를 보면 알아요

 

자기가 보고 있는 곳으로
귀가 움직이거든요

 

그쵸?
지금은 이모를 보고 있구요

 

저쪽에 카우보이들을 보고 있구요

 

봤어요?
제가 관심을 끌었나봐요

 

이젠 날 보고 있어요

 

정말 그러네

 

근데, 어떻게 알아낸 거야?

 

- 이제 됐어

 

뭐하는 거죠?

 

이게 뭐예요?

 

소를 꽉 잡아주니까
빌리가 주사를 놓을 수가 있는거야

 

어떻게 된 거죠?
소가 얌전해졌어요

 

소들은 그걸 좋아해요
얌전해지죠

 

가만히 있어요
그럼 소들이 다가갈 거예요

 

다치게 하진 않아요
걔네도 궁금한 것 뿐예요

 

호기심이 많은 거죠

 

다른 학생들보다
뒤쳐질까봐 걱정돼서 그러니?

 

아뇨, 전 바보가 아녜요.

 

너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 집에서 멀리 떨어져 살아보는 건데..
- 더 똑바로 들어주세요

 

- 대학에 가보고 싶지 않아?

 

사람들 말예요

 

전 사람들이 이해가 안가요

 

학교에서 만난 사람들 말예요

 

친구들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해가 안되요

 

뭐가 이해가 안돼?

 

여자애들이 남자애들 보면서
난리법석이에요

 

맨날 쓸데없이
팝그룹이나 옷 얘기만 해요

 

그리고 난 기분 좋은데
왜 심술났냐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나 기분 좋아" 그랬더니
"그렇게 안보여"라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생각하는 중이라 그래"

 

"이게 슬픈 표정이지!" 라고 했어요

 

개네가 이해가 안가요

 

- 기분좋을 때 어떤 표정을 짓는데?
- 이렇게요

 

- 그건.. 기분 좋은 얼굴이 아냐

 

"나폴레옹 솔로" 이야기 할 때 기억나?

 

니가 이랬었지?

 

웃겨요

 

행복할 때

 

화날 때

 

화날 때

 

행복할 때

 

행복한 거 맞죠?

 

그건.. 만족스러운 표정이네

 

만족스러울 때

 

마리아! 좀 도와줘

 

- 템플!

 

템플!

 

닫아주세요!

 

- 템플, 어서 이라 나와..
- 닫아주세요!

 

- 왜 이러니!
- 제발 닫아주세요!

 

옆도 닫아주세요!
옆도 닫아주세요!

 

제발요!

 

더 세게!
더 세계요!

 

"쇠막대를 잡아당기면 열림
47초 후에 닫힘"

 

템플이 출입문에 설치한 거 봤어?

 

정말 대단하죠?

 

안녕~

 

어서 와요

 

그동안 내내
출입문하나 해결 못한다고

 

얼마나 잔소리를 들었다구요

 

저거였어?

 

- 템플이 쓴다는 게?
- 응, 저거야

 

맞아, 보기엔 좀 그렇지만..
그래도 템플이 좋아해

 

템플 찾아올게.

 

템플!

 

그건 내 꺼고,
이건 템플 꺼야.

 

여기서 정말 잘 지냈어

 

이것저것 얼마나 고쳐놨는지..

 

템플은 소를 좋아해

 

그랬구나.. 고마워

 

미리 말했어야 했는데..
템플은 계속 여기 있고 싶어해

 

말도 안돼

 

언니..

 

미안해, 말이 좀 심했지

 

템플 잘 돌봐줘서 고마워

 

템플?
템플?

 

템플..

 

템플!

 

어서오세요, 엄마
오느라 고생하셨어요

 

오래 걸리더라..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네

 

학교 갈 준비는 다 했니?

 

여기 계속 있고 싶어요

 

엄마랑 많이 얘기했었지?

 

가면 금방 적응할 거야.

 

너가 대학을 가다니

 

기적같구나

 

기적이요?!

 

프랭클린 피어스 대학
1966년

 

템플, 이쪽이야

 

- 잡아드릴까요?
- 고마워요

 

224호, 여기가 니 방이야

 

- 난 룸메이트가 없어요
- 아니야..

 

룸메이트는 몇 주 뒤에 온댔잖아

 

기억나지?

 

다른 사람은 모두
룸메이트가 있어요!

 

그러니말고, 앉아서 좀 쉬지 그러니..

 

- 집에 갈 거예요!
- 템플..

 

알아, 많이 낯설지?

 

그래도 금방 괜찮아질 거야

 

여기 있기 싫어요!

 

마음을 차분하게 해봐

 

괜찮아질거야

 

마음을 차분하게.. 그렇지?

 

혼자 한 번 해보는 거야

 

- 왜 그러니?
- 어디 아픈 거 아냐?

 

다른 아이들이랑 어울리나요?

 

아뇨, 안 어울려요

 

장남감이나 인형은 좋아하나요?

 

우리 아인,
뭔가 찟는 걸 좋아해요

 

말을 못한다고했는데,
몇 살이죠?

 

네 살..

 

네 살이고

 

네, 아직까진 말을 안하고 있죠

 

지금은 그렇지만 아마..

 

자녀분은 자폐증이 분명합니다

 

자폐증이요?

 

- 제가 잘 몰라서..
- 소아 정신분열의 일종이죠

 

소아 정신 분열..이요?

 

그러면.. 자라고 나면..

 

그러니까, 제가 어떻게 하면..

 

이런 경우에 주로
특수시설에 보내실 것을 권합니다

 

아.. 얼마동안이나요?

 

그러니까.. 제 생각은..
전 우리 아이가..

 

처음 말하는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요

 

자녀분은 아마도 영원히
말을 못 할겁니다

 

제대로된 치료과정이
있을지도 의문이네요

 

특수시설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그게..

 

제 말은..
우리 아기가 원래는 정말 정상이었거든요

 

그러다가 변했어요

 

그러니까 왜.. 어쩌다 그렇게 된거죠?

 

부인께서 이해하시기가..

 

남편분께서 나중에 전화하시면..

 

제 남편은 바쁜 사람입니다
그리고 전 하바드를 졸업했어요

 

- 그러니 제게 말씀하시죠!
- 죄송합니다

 

현재까지 연구에 의하면

 

엄마와의 교감이 불충해서..

 

그러니까 아이가 가장 육체적으로
애정과 교감 필요한 시기에

 

엄마가 냉정하게 대했을 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전 그러지 않았어요!

 

다른 애들은 모두 정상이예요
얘도 원래 괜찮았구요

 

전 모든 아이들을 똑같이 사랑했어요

 

그런데, 템플이 저를 거부했어요

 

전 안아주고 싶었지만
템플이 싫어했다구요

 

안아줄 수가 없었어요
그럼... 이젠 어떡하죠?

 

제가 어떻게 해야되나요?

 

말씀드렸듯이..

 

특수시설에 보내세요

 

몇 군데 리스트를
적어드리겠습니다

 

강-아-지

 

강-아지

 

템플..

 

강아지!

 

템플..

 

고-양-이

 

고양이!

 

템플, 엄마 따라해봐

 

엄-마

 

엄마..

 

엄만 니가 듣고 있다는 거 알아

 

알았다

 

엄만 5분동안 쉬고 올게

 

괜찮지?

 

괜찮아요

 

그 페이지를 읽어보겠어요? (프랑스어)
그랜든양?

 

싫어요. 전 프랑스어는
공부하고 싶지 않아요

 

전 과학 공부하고 싶어요

 

그 페이지를 읽어보세요!

 

다 읽었어요!

 

무슨 내용이지?

 

장 폴 사르트르는 1905년 6월 21일

 

파리의 중산층 가정의 독자로 태어났다

 

- 그의 아버지는..
- 학생!

 

전에 이거 배웠나?

 

금방 본 거에요

 

페이지를 통째로 찍어서 머리에 담고
그걸 읽고 있는 거예요

 

난 그림으로 보고, 그림으로 생각해요

 

나.. 난 젤리랑 요거트만 먹는데..

 

나.. 난 젤리랑 요거트만 먹어요!

 

안녕?

 

난 너의 룸메이트야

 

근데, 뭐하고 있니?

 

이건 내가 만든 기계야

 

누가 안아주는 거랑 똑같애
너도 해볼래?

 

굉장히 기분이 좋아져

 

그러니까 그 기계 안에 있으면

 

소가 된 것 같은 기분인가?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어쨌든 쾌감을 준다는 거지?

 

기분이 좋게 해줘요, 차분하게요

 

- 기계가 안아주는 게 좋다는 거군?
- 네

 

사람이 안는 건 싫고?

 

네, 싫어요

 

자기 몸을 만지는 걸 좋아하나?

 

제가 만지는 건 괜찮아요

 

그래도 기계가 안아주는 게

 

- 더 기분이 좋은가?
- 네

 

풀어지는 느낌인건가?

 

네, (줄이) 풀어지죠

 

가져가지 마세요!

 

- 내가 만들었다구요, 내 꺼예요!
- 왜 이렇게 시끄러워?

 

- 잠깐만요! 가져가지 마세요!
- 변태!

 

- 잡았어?
- 어, 잡았어

 

넘겨!

 

23시간..

 

59분.. 4초

 

3초, 2초, 1초..
작전개시하라, 나폴레옹 솔로!!

 

거기!
누구야!

 

거기서!
거기서라구!

 

봄방학이 끝나도

 

기계없인 돌아가지 않겠데

 

여보세요?
- 듣고 있어..

 

그치만 그럴 수 없다니까

 

재한텐 필요한 거잖아

 

설득해도 소용없다니까

 

기숙사 방에 그 기계는 절대 금지래

 

그것때문에

 

이상한 애로 찍히는 건 아닐까?

 

어쨌든 한 번 해볼께, 알았지?

 

다 만들었구나

 

좋아!

 

이 기계에 들어가면 편안해져요

 

15분만에 완전히 안정되요

 

안정된다구요?
설명을 해보시죠

 

왜 그렇게 되는지 설명은 못하지만,
분명한 건 성적인 도구가 아니란 겁니다

 

템플말대로, 그냥 편안하게 해주죠

 

이모님,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학교가 그랜든양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하는 건 아닙니다

 

안정되면, 공부를 더 잘 할 거 아닙니까?

 

집중력도 좋아지고
다른 학생들과도 더 잘 어울릴거예요

 

과학적으로 전혀 설명이
안되지 않습니까?

 

- 그런 기계라는 증거가 어딨습니까?
- 제가 실험할 수 있어요

 

제.. 제가 다른 사람들한테도
똑같이 적용해볼게요

 

심장박동수를 측정하면 되잖아요
다른 사람들도 차분해진다는 걸 증명할게요

 

솔직히 얘기해서..

 

자네에게 대학공부가
무리일 것 같은데

 

실험을 해서 증명한다잖아요

 

그걸로 이 아이의 능력도
확인할 수 있구요

 

저도 펜이랑 종이 있어요

 

시간됐어

 

느낌을 설명하시오.
A, 밀실공포를 느낀다

 

B, 가슴이 죄이는 것 같다

 

C, 별 차이가 없다

 

D, 편안해진다

 

E, 긴장이 해소된다

 

끝에서 두번째가 뭐였지?

 

D, 편안해진다

 

응, 꽤 편안했어

 

알았어

 

C, 별 차이 없는데?

 

A, 밀실공포야!

 

긴장이 해소되는 것 같애

 

완전 편안해지는 걸..

 

F떴네, 바보야!

 

여보세요?
뉴 햄프셔 기숙학교죠?

 

칼락 박사님좀 바꿔주세요

 

칼락 박사님 말씀이십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4년 전

 

뉴 햄프셔 기숙학교
1962년

 

어이쿠, 제가 들죠

 

여기 놓을게요, 들어오십시오

 

좀 정리가 안됐죠?
스탭회의가 방금 전에 끝나서요

 

아, 잘됐네..

 

템플 그랜든, 여기는 호지 선생님이셔

 

선생님은 수학을 가르치시지

 

템플, 인사해야지

 

안녕하세요, 전 템플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 쪽은 프랑스어 가르치는
다비드 선생님이시고..

 

안녕하세요, 전 템플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안녕~

 

안녕, 난 칼락이야.
과학을 가르쳐

 

- 과학자세요?
- 템플..

 

안녕하세요, 전 템플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 과학자세요?
- 미항공우주국에서 일했었어

 

과학자 맞아

 

템플은 과학을 굉장히 좋아해요

 

- 그래?
- 전 벨카랑 스트렐카를 보고 싶어요

 

우주에 갔다가
처음 살아돌아온 개들이거든요

 

- 맞아, 1960년 8월 20일 스푸트니크 5호..
- 1960년 8월 20일 스푸트니크 5호!

 

학기 중이지만
학교를 옮겨야해서요

 

지난번 학교에서 퇴학당했거든요

 

죄송합니다만,
이유가 뭔지 다시 말씀해주시겠어요?

 

책으로 다른 학생을 때렸어요

 

템플이 잘못한 거죠

 

하지만 설명을 드리자면..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절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아이입니다

 

다른 아이들이 끊이없이
템플을 조롱했어요

 

템플을 놀려댔죠

 

자기들이 하는 농담을
이해 못한다고..

 

템플은 저렇게 돌면
편안함을 느껴요

 

말도 빨리 하죠
때론 너무 빨리 말하고

 

똑같은 말을 반복해서 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녹음기라고 놀렸어요

 

그러면 템플이 당황해서
우왕좌왕하게 되고

 

아이들은 또 그걸 가지고 놀리죠

 

죄송합니다만..

 

언제 자폐증이라고
진단을 받으셨죠?

 

네 살때요

 

하지만 정확한 진단이었는지
의심이 들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보셨잖아요.. 템플은 영리해요

 

저희는 특별한 도움이 필요하거나

 

감정적으로 문제를 겪는 아이들을
많이 겪어왔습니다

 

행동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 그렇기 때문에..
-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온 것 같아요

 

템플한테 안 맞는 것 같아요

 

그랜든 부인!
그랜든 부인!

 

그랜든 부인!
그랜든 부인, 잠시만요!

 

잠시만 저와 얘기를 좀 해주시죠

 

그랜든 부인!
저희는..

 

부인께서 아이를 학대하거나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무슨 말씀하시는 거죠!

 

전 템플에게
최선을 다했어요

 

그걸로 충분하지 않다고 하시면

 

할 말은 없지만..

 

선생님은 상상도 못하세요
그 난장판이며..

 

몸부림에, 짜증에, 고통까지..

 

템플의 고통말예요

 

잠시만요.. 어머님은 마치

 

스스로 뭔가 잘못하신듯이
말씀하시는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정말 잘 키우신 겁니다

 

전 템플이
굉장한 아이라고 생각해요

 

힘드셨을 겁니다
부모란 아이들이..

 

기대하던 모습이 되지 못하면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게 되죠

 

아무도 부모들이
무엇을 겪어야 했는지

 

이해해주지도 않구요

 

그 때문에 무척이나 힘들고
외로우셨을 겁니다, 그렇죠?

 

부인, 물론 제가
입학담당자가 아니라

 

그저 과학선생일 뿐이지만..

 

제 생각에는 이 곳이

 

따님에게 좋은 학교가
될 것 같습니다

 

따님을 가르치고 싶어요

 

자폐증이라고 진단한 의사가
특수시설로 보내라고 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기숙학교 입학시키려니까

 

내가 저 아일 포기하고 있는 건 아닌가..

 

아니에요. 절대 아닙니다.
이 학교는 템플에게

 

바깥 세상을 향한
첫 관문인 겁니다

 

그 동안..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했기 때문에

 

더 보호해주고 싶으실거예요

 

네, 그러고 싶어요

 

맞습니다, 모든 부모가 그럴 거예요

 

하지만 결국엔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하지 않습니까?

 

절 믿으세요
템플이 어떻게 다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르죠..
모자란 게 아니라

 

네, 다른 거죠.
모자란 게 아니라

 

봐, 여기서..

 

친구들도 사귀고
말도 타고 그럴거야

 

- 괜찮지?
- 네

 

그래..

 

갈색말한테 다가가면 어떡하니!

 

그 말은 건드리면 안돼!

 

제 말하면 안될까요?

 

제가 안아주는 걸 좋아해요.

 

타고 싶어요!

 

곧 타게 될 거야

 

이거말고 다른 말로..

 

빵은 많은 사회에서

 

주식이 되고 있다

 

고기는..

 

고기는..

 

아니야, 그것은 이라고 발음해야지

 

고기는

 

고기는..

 

프랑스말에는 왜 이렇게
물고기가 많아요?

 

프랑스 물고기!
프랑스 물고기!

 

참 잘했구나, 템플

 

정말 잘 만들었어

 

- 프랑스 물고기!
- 프랑스 물고기!

 

- 프랑스 물고기!
- 프랑스 물고기!

 

- 아야!
- 어이, 왜들 그래?

 

쟤가 아무 이유도 없이 때렸어요

 

템플!

 

자, 가자

 

- 그치만 자꾸 놀리잖아요!
- 그만, 그만.. 템플, 조용히 해.

 

그 애는 잘못한 댓가로 벌을 받을거야
하지만 너가 그 앨 때려선 안돼

 

알아들었니?

 

좋아

 

반성하는 의미에서

 

2주동안 승마는 금지다

 

- 말도 안돼요!
- 2주 금지야!

 

3시간째 저랬다면..

 

별도리가 없었을 겁니다

 

나중에 트럭을 보내겠습니다

 

제가 처리할게요

 

템플?

 

죽으면 어디로 가요?

 

나도 몰라.

 

천국이나..

 

뭐.. 그런데 가겠지

 

템플, 동물이나 사람이 죽더라도

 

여전히 우리 마음 속에는
살아있는 거야

 

볼 수도 있고..

 

이 모습말고 건강했을 때
모습을 기억하렴

 

알았지?

 

여기 온 첫날, 갈색말을 봤어요

 

그 땐 멋진 모습이었어요

 

책에서도 똑같은 갈색말들을 봤어요

 

119번 도로 사료가게 옆에서도 봤어요

 

이모네 달력에서도 봤어요

 

"라이프"잡지에서도 봤어요

 

케네디 대통령 반대편 페이지에서 봤어요

 

그래, 그래..

 

넌 예전에 봤던 걸,
모두 기억해 낼 수 있니?

 

당연하죠

 

매일 보는 평범한 것들도?
신발같은 거 말야

 

제가 신었던 신발들 다 기억해요

 

엄마 신발이랑
내가 만났던 사람들 신발이랑

 

선생님은 세 컬레가 있는데
하나는 굽을 망가졌어요

 

신문광고에서도 신발을 봤구요
TV광고에서도 신발을 봤구요

 

대단하구나!

 

선생님은 기억 못해요?

 

- 이 아인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 그럼 수학 한 번 가르쳐 봐요!

 

- 완전 꽝이라구요
- 프랑스어두요

 

"프랑스어엔 왜 이렇게 물고기가 많아요?"
라고만 해요

 

보여드릴 게 있어요

 

그 아인 그림을 통해서 생각해요

 

그래서 눈에 보이는 과목들은
잘 했던 겁니다

 

생물이나..

 

목공..

 

눈에 보이는 것들 말입니다

 

눈에 안 보이는 언어나 수학은

 

이해를 못했던 거예요

 

저건 무슨 그림이죠?

 

이게 바로 프랑스 물고기죠!

 

"뱀장어가 식사했습니다"

 

그것은 ...입니다
(프랑스어: il est)

 

뱅장어가 식사했습니다
(영어: eel ate)

 

그들은 누구다, 그는 춤춘다, 그는 생각한다
(ils sont, il danse, il pense)

 

프랑스어에는 영어발음으로
뱀장어(eel)가 너무 많은 거죠.

 

그래서 이렇게 그린 겁니다

 

템플은 시각적인 사고가
엄청나게 발달했어요

 

- 제가 가르칠게요
- 그러세요

 

5분 남았네
우리 영화 볼까?

 

- 네!
- 좋아

 

J.D, 영사기좀 가져올래

 

네

 

자, 모두들 유심히 보도록 해

 

착시에 대한 설명이 나올거야

 

여러분은 자신의 눈이
얼마나 부정확하게

 

보고 있는지 확인하면
놀라게 될 겁니다

 

인간의 시지각은
실제로 부정확합니다

 

집안의 두 창문을 보십시오

 

사람의 얼굴 크기가 다릅니다

 

포비선생님 닮았다, 그치?

 

그러나 실제로는
얼굴 크기는 동일합니다

 

어떻게 해서 우리의 뇌는

 

두 사람을 다르게 지각할까요?

 

자, 지금부터 잘 봐~

 

한 명은 키가 작고
한 명은 커 보입니다

 

와!

 

자리를 바꾸면 어떻게 보일까요

 

- 어떻게 한 거죠?!
- 앉아!

 

- 안들리잖아!
- 템플, 자리에 앉아야지

 

좋은 질문이야, 그렇지?

 

어떻게 한 걸까?

 

자, 이게 이번주 과제다

 

적어도 1페이지는 써야돼

 

가득 채워야 되요?

 

- 그럼 2페이지로 할까?
- 아뇨, 아뇨..

 

좋아, 1페이지다!

 

원근법을 이용해서 조작했어요!

 

맞아, 템플

 

그 방은 원근법이 뒤틀리도록
만들어진 방이야

 

어떻게요?

 

그건.. 니가 알아내야지?

 

시각화시켜서 말이야

 

만약에 실물을 만들어오면
추가점을 주도록 할게

 

네, 알겠어요

 

어, 뭐하는 거야!

 

이상한 애야!

 

분필로 꼭 저래야 되나?

 

저것 봐

 

- 못하겠어요!
- 할 수 있어, 템플

 

못하겠는걸요!

 

아, 알아요 알아요..
소리 안지를게요

 

원근법을 이용해봤는데
안됐다구요!

 

그래?

 

레이, 여기 설명서 가져가라

 

성공했니, 템플?

 

아뇨!
힌트 좀 주세요!

 

음.. 방안에 모든 사물을 생각해야돼

 

벽, 바닥, 천장, 문..

 

알겠어요!

 

보시다시피,
두 말은 똑같은 크기입니다

 

와!

 

그리고 방의 모양은 이렇습니다!

 

와!

 

템플, 참 잘했구나

 

모두들 템플에게 박수 쳐주자

 

우리 축하쇼 하러 갈까?

 

- 네!
- 와!

 

5..4..3..2..1..

 

자, 맞춰봐

 

이걸 감았다가 놓으면

 

왜 프로펠러만 돌아가지?

 

비행기 몸통이 돌아가지 않고?

 

아, 그건 간단해요.
날개의 저항력 때문이에요

 

정답이야

 

이거 볼래요

 

그래서 양쪽 날개가 없애고

 

한 면만 저항하게 만들면

 

헬티콥터가 되죠!

 

정말 그렇구나

 

템를..

 

너에겐 특별한 능력이 있어
알고 있지?

 

넌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독특한 방식으로 세상을 볼 수 있지

 

그건 엄청난 재능이야

 

그리고 말이야..
그 재능을 썩히지 않고

 

잘 개발하면

 

대학도 쉽게 들어갈 수 있어

 

대학가서 뭘 해요?

 

그건 너한테 달렸지
너가 하고 싶은 아무거나

 

전공을 선택하면 돼

 

소요!

 

- 대학에서 소도 공부할 수 있어요?
- 그럼, 할 수 있지

 

말, 돼지, 염소, 양..

 

"축산학(animal husbandry)" 이라고 하지

 

husbandary라는 단어때문에 결혼을 상상-^

 

축산학..

 

그래, 가축에 대한 공부하는 거야

 

원하는 거면 뭐든 공부할 수 있어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심리학을 공부할 수도 있고..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구요?

 

목표는 그렇지

 

전 그냥 여기 있을래요

 

템플, 대학은 문 같은 거야

 

널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문..

 

넌 그냥 그 문을 통과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되는거야

 

프랭클린 피어스 대학교
1966년

 

- 그랜든 양?
- 그러니까!

 

제다 칼락박사님께 전화했었어요

 

박사님말씀으론 제가

 

해야될 연구를 제대로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았데요

 

그러니까 데이타만 너무 많이 모으고

 

잔뜩 열거만 했었던 거예요

 

그래서 연관성을 찾을 시간이 필요했어요

 

여기 결과를 보시면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 기계를 통해
편안함을 느낀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러니까 제가 그 기계를 가져도 되는
증거가 되는 거죠

 

아! 그리고 학점도 더 잘 받아야하구요!

 

- 자네 말은...
- 그냥 통과보다 더 좋은 학점이요!

 

예전 선생님이 더 좋은 학점을
받아야 된다고 그러시던가?

 

아뇨, 그건 제 생각이에요

 

두고 가면 보도록 하지

 

이거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에요!

 

음..

 

대조군을 이용했나?

 

휴식하는 쪽이랑 앉아있는 쪽이랑..
대부분은 지루해 했어요

 

4페이지에 나와요

 

훌륭하군

 

이 정도면 좋은 학점을
받아도 되겠군

 

기계도 가져도 되는 거죠?

 

그럼, 학교를 계속 다닐게요

 

자네의 새 룸메이트가

 

그 기계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가능하지

 

그건 내가 만든 "압박 기계"야

 

- 치워야 돼?
- 아니

 

한 자리에 계속 있기만 하면 돼

 

내가 위치를 알 수 있게

 

좋아!

 

"나폴레옹 솔로"할 시간이야

 

휴게실에 보러 갈 건데..

 

너도 "나폴레옹 솔로" 보러 갈래?

 

아차! 넌 "나폴레옹 솔로"를 볼 수 없지!

 

아냐, 나 그거 보는 거 좋아해

 

나도 데려가 줄래?

 

그래, 가자

 

일리야 쿠야킨이 문을 열려고 하는데
문이 잠겼어

 

쉿!

 

근데 바닥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조용히 해!

 

커다란 송곳이 바닥에 붙어있어!

 

조용히 해!

 

다른 애들이 조용히 하래

 

- "스타트랙"도 좋아해?
- 응

 

누가 제일 좋아?

 

스팍! 나랑 비슷하거든

 

라디오로 들을 수 있어

 

맹인들을 위해서
라디오에서도 방송해줘

 

그래?

 

그래, 라디오로 듣자

 

조용하게 말하네

 

"압박 기계"에 들어간 거야?

 

어, 이제 나갈려구

 

내 목소리가 달라져?

 

그런 거 같애

 

난 소리를 통해서 널 보거든

 

여러가지 목소리를 기억할 수 있어?

 

그럼

 

여러장소의 배경음도 기억할 수 있어

 

나랑 똑같구나

 

넌 소리를 기억하고
난 그림을 기억하고

 

난 수업 없어

 

난 프랑스 수업 가야돼

 

진짜 가기 싫어

 

그래서 이 안에 들어온 거야

 

니가 그 기계쓰는 거
난 괜찮아

 

- 알지?
- 응, 알아.

 

본 샹스!
(Bonne Chance)

 

- 뭐라구!
- 행운을 빈다구!

 

어..

 

고마워

 

미안한데, 여기 누가 않을거야?

 

아니

 

난 항상 포근함이 뭔지 알고 싶었었어

 

엄마가 아이를 안아줄 때 느낌 말야

 

내 기계때문에
그 느낌을 알게 됐어

 

뭔가 끊어졌던 줄이
다시 연결되는 느낌이었어

 

마치 상처가 아무는 것 같은..

 

제가 만든 기계가 없었다면

 

전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겁니다

 

그대신 여전히
방 안에 숨어지내거나

 

그네에서 빙빙돌며 안정을 찾았거나

 

아님 누군가를 때렸을겁니다

 

어렸을 때, 전 사람들로부터
제 자신을 단절시켰습니다

 

네 살까지는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거창한 의학용어로 말하면
"자폐증"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기계 덕분에

 

저는 친절과 사랑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 결과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 순간, 그 어느 때보다도
제가 결코 혼자가 아니었음을 느낍니다

 

여러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친구,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영화"회전목마(1956년작)"에
이런 노래가 나옵니다

 

당신이 폭풍 속을 걸어가게 되면

 

고개를 높이 들고

 

어둠 속에서도 두려워 말아요

 

폭풍이 지나가면

 

황금빛 하늘에서

 

종달새의 맑고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듣게 될 거예요

 

바람을 헤치고

 

빗 속을 걸을 때

 

그대의 꿈이

 

흔들려도

 

계속 걸어가요
계속 걸어가요

 

마음 속에 희망을 품고서

 

결코 혼자가 아니니까요

 

결코 혼자가 아니니까요

 

내 문이야

 

새로운 세계로 날 인도할..

 

아리조나 대학원생들, 이쪽으로 모이세요

 

모두들 이리로 오세요

 

아리조나주, 스코츠데일
1970년
이쪽으로 내려오세요

 

이쪽입니다

 

여기에요

 

자 모두 이쪽으로 갑시다

 

이제 가까이 와서 서세요

 

쭉 둘러 서세요
그래야 들리니까

 

자, 주목하세요

 

이 사육장을 운영하고 계신
돈 마이클스씨를 소개합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이 사육장에서는

 

5만에서 5만2천마리의 소를 관리합니다

 

처음에는 약 300킬로정도 나가지만

 

3~4개월을 지나고 나면

 

180키로정도 더 살을 찌우게 됩니다

 

그러고나면 도축장으로 옮겨집니다

 

살찌우는 동안,
건강을 유지시켜야 하죠

 

그래서 소들에게
처음 시키는 일이

 

깊은 물에 담궈서

 

몸에 붙은 벌레들을
씻어내는 작업입니다

 

어이, 거기 총각!
무슨 문제가 있나요?

 

아, 여학생입니다
그랜든양이죠

 

아가씨! 내 말 듣고 있어요?

 

소들 소리를 듣고 있었어요

 

소 소리요?

 

몇몇 애들은 딴 애들보다
더 크게 울고 있어요, 왜 그렇죠?

 

이렇게 크게 우는 건 첨 봐요

 

아가씨, 내가 평생 이 일을 했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암컷들의 특징인 것 같소

 

투정하고 수다 떨고

 

아니면 삐지거나

 

늘상 그 모양이지

 

- 암튼 내 말은..
- 이유가 있을 거예요, 뭔가 말하는 거예요

 

그러면 아가씨가 영화에 나오는
그 의사한테 한 번 물어보던가

 

"닥터 두리틀"이라고
동물말 알아듣는 의사말이요

 

저 아가씨가

 

소들끼리 하는 얘기를 듣는 동안

 

남학생들은 씻는 작업을
보러가도록 합시다

 

문제는 물통이
충분히 깊어야 된다는 겁니다

 

그래야 제대로 수영을 하면서
씻을 수 있죠

 

잘못해서 물 속에
너무 깊이 잠기게 되면

 

빨리 끄집에 내줘야 합니다

 

저런, 저기 봐요

 

아까 말했던 게 이겁니다.

 

젠장!

 

빨리 끄집어내!
돈이 가라앉고 있잖아!

 

이봐, 그 쪽 소 보내지 말고 잡아!

 

잡으라고!

 

서둘러!
이러다 애 죽이겠어!

 

로이! 밧줄가져와!
묶어서 들어내야겠어!

 

자, 그럼 안으로 들어가서

 

도축과정을 보도록 하죠

 

이것때문에 소가 많이 죽나요?

 

1시간에 300마리를 통과시키는데

 

일주일에 한 두마리 죽죠

 

그 정도면 잘 관리하는 편이죠

 

두리틀 처녀!
계속 여기 있을거요?

 

재들은 둥글게 무리지어
걷는 걸 좋아해요

 

대단한 걸 발견했구만!

 

소들은 둥글게 걷는 걸 좋아한다!

 

딩동댕! 상이라도 줘야하나?

 

그렇게 걸으면서 차분해져요
조련사랑 떨어질수록 말예요

 

그럼 계속 밖에서 보고 있어요
우린 들어갈테니

 

정해진 우리안에 소가 들어오면

 

머리에 단 한 방으로 해결합니다

 

어이, 두리틀 아가씨!
소감이 어때요?

 

- 어디로 간 거죠?
- 살코기 만드는 공정으로 가는 거요

 

아뇨, 소는 어디로 가버렸나구요?

 

아깐 소가 있었는데
지금은 고깃덩이가 됐잖아요?

 

어디로 가버렸냐구요?

 

교수님, 저 여학생은 아무래도

 

도축말고 다른 과정에
배치해야겠네요

 

소의 울음소리라..

 

- 그걸로 석사논문을 쓴다고?
- 곡선이요

 

소들은 곡선으로 걸으면
울지 않아요

 

그랜든양, 자네를 입학시킨 건

 

학부성적이 우수했기 때문이네

 

이 주제로 석사논문을 쓴다니..

 

이 정도로는 불충분하네

 

석사학위는 쉽게 얻어지는 게 아냐

 

아무리 자네가 자폐증이라고 해도말야

 

- 다른 주제를 생각..
- 소는 육식동물의 먹잇감이 되는 동물이에요

 

제가 자폐증이라서 소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소의 움직임 영역을 시각화해봤어요

 

조련사가 그 영역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소들이 얌전하게 움직이고
질서를 지킨다구요

 

그치만 영역을 침범하면
소들이 당황해서

 

울음소리가 바뀌는 거죠

 

작은 소리에서 큰 소리로요

 

원래 소들은 소리를 잘 안내요

 

다른 육식동물의 눈에 뛰면
안되니까요

 

소리를 내는 건
자기 무리들에게 경고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도축될 거라고
서로 알려준다고?

 

아뇨, 아뇨..
그게 아니구요

 

울음 소리는 똑같아요

 

물을 지날 때나, 벽에 부딪히거나

 

도살장에 가거나..
소들은 어디로 가는지 몰라요

 

- 그렇지
- 소들은 위협을 느끼는 거예요

 

그리고 일단 위협을 느끼면
소들은 난장판이 되죠

 

그러면서 멍들고, 긁히고
물에 빠지고..

 

그럼 비용이 더 들게 되죠

 

소를 안정시키려면
시간이 소모되는데

 

그것도 역시 비용이 들어가는 거죠

 

사육장에 방치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제 생각엔
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게

 

비용절감에도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음..

 

좋아, 사육장에 가서 싸인을 받아오게

 

사장님에게요?

 

그 분이 운영자니까

 

죄송합니다
사육장은 여성출입금지입니다

 

제 이름은 템플 그랜든입니다

 

- 아리조나 대학원생이에요.
- 규칙때문에 안되요

 

저는 아리조나 대학원생이에요
지난 주에 여기 왔다구요

 

카우보이 아내들 때문에 안돼요

 

사육장에 여자는 출입금지라구요

 

난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겁니다

 

아가씨, 뒤에 사람들이 기다리잖수

 

앞 쪽으로 가서 돌아나가세요

 

출입금지라고!

 

존 리치몬드, "카우보이 매거진" 기자입니다

 

들어가세요

 

저건 문이야

 

또 다른 문일 뿐이야

 

감사합니다
잘 타세요

 

- 안녕하슈
- 어서오세요

 

- 안녕하쇼
- 어서오세요

 

- 잘 왔다
- 무사히 와서 기쁘구나

 

- 여기서 일하던 게 까막득해
- 네, 저도 그렇습니다

 

- 이게 대통령 훈장이냐?
- 네

 

야, 멋지네.. 정말 뿌듯하다

 

여기 계속 쳐박혀 있었으면
이런 건 못 땄을거야

 

- 네, 그렇습니다
- 장하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제 석사논문 쓰려면 사장님 싸인이 필요해요

 

- 여긴 어떻게 들어온 거요!
- 그냥 들여보내던데요

 

그래, 뭘 연구할거요?

 

- 소들의 흥분에 대해서요
- 전에 말하던 소 우는 소리 말이요?

 

그걸 연구하겠다고?

 

소들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보통땐 절대 울지 않아..

 

안되겠소

 

가자, 커피 한 잔 해야지

 

중국아가씨 한 명 꼬셔오지 그랬어?

 

그런 건 금지되어 있습니다

 

커피 준비 다했어!

 

- 한 잔 해야겠는데
- 어서들 오세요!

 

다른 출입문이 있나요?

 

뭐라구요?

 

다른 출입문이 있나요?

 

아뇨, 없습니다

 

젤리랑 요거트 있어요?

 

냉장고에 있어요
바로 뒤를 보세요

 

약하고 느린 초식동물은

 

사자에게 잡아먹히고

 

이러한 먹이사슬 구조로 인해

 

생태계는 적절한 개체수를 유지합니다

 

빛.. 그림자..

 

웅덩이엔 반사된 빛

 

난 소 고환 요리해서
먹던 사람이에요!

 

우리 이모 집에서!

 

늘상 먹었다구요!

 

이런 걸로 내가 꿈쩍할 거 같아요!

 

이봐!

 

여기선 자주 물을 마셔야돼

 

저.. 제가 소들을 쉽게 다룰수 있는
자료를 갖고 있어요

 

소들은 그림자, 물반사,
쇠에 반사되는 빛을 싫어해요

 

- 그래?
- 소들은 그늘이나

 

물 반사를 싫어해요
어디로 가는지 볼 수 있어야 해요

 

전 이런 것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요

 

그래서 마이클스 사장님의
싸인이 필요해요

 

돈 마이클스 사장?
사장은 싸인 안해

 

- 전 사장님 싸인이..
- 내 말을 못 알아 먹었구먼

 

사장이 싸인하는 게 아니라구

 

여기 뭐가 필요한지는
내가 결정해

 

내가 대신 사장 싸인을 하지

 

아마 사장은
글 쓸 줄도 모를걸?

 

아가씨가 소들 움직임에
관심이 있는거면

 

여기만 있을 게 아니라

 

경매장이나 로데오경기장 같은 곳도

 

둘러봐야 할 거야

 

450킬로 황소입니다

 

시작합니다
20, 25, 25반..

 

- 25반, 75..
- 좀 사나운 거 같지?

 

25, 65. 75 75. 30 30 30 30..
17번에 낙찰!

 

이번에 암소를 보시죠
25부터 시작합니다

 

25 25 25..
25반

 

27반, 30, 32반, 35..

 

21번, 21번 낙찰입니다

 

아리조나 농부-카우보이 잡지
기자

 

그럼, 좋은 잡지예요
슬쩍 한번 보세요

 

좋은 축산 정보가 많습니다

 

실례합니..

 

이건 또다른 세계를 향한 문이야!

 

실례합니다!
기자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전 템플 그랜든입니다
동물학 전공이에요

 

아리조나 대학원에서
논문을 쓰는 중입니다

 

스코츠데일 목장에서 연구중이죠

 

혹시나 제 논문 내용을

 

잡지에 실을 수 있을까요?

 

소들이 어떨 때 말을 잘 듣고

 

어떨 때 그렇지 않은지

 

그 차이에 대한 내용입니다

 

어떻게 그 늙은 마이클스 사장을
설득했지?

 

소의 고환을
먹고 자랐다고 했어요

 

그랬군, 자네 글이라면
내가 꼭 읽어보도록 하지

 

자, 여기 내 명함이네

 

이리로 보내면
내게 바로 전달될 거야

 

고맙습니다, 기자님

 

고맙습니다!

 

들어오세요

 

교수님, 스코츠데일 목장에서
싸인 받아왔어요

 

소들의 흥분에 관해서요

 

소가 싸인했나? 냄새가 엄청나군

 

아니요, 소들은 싸인 못해요

 

이 잡지는 필요없는데..
이미 구독하고 있어

 

아, 전 제 글 실린 거
보셨나 확인하려구요

 

소들을 다루는 법에 관해 썼거든요

 

논문 전체는 지금 쓰고 있어요

 

- 금요일에 갖다 드릴게요
- 템플?

 

뉴욕주, 브롱스빌
1975년

 

템플!

 

그래, 석사학위 받았다며!

 

동물학 석사예요

 

대단하구나!

 

여기서도 잘 해낼 거다

 

- 전 서부지역이 더 좋아요
- 나도 그래

 

하지만 고향이 여기잖니

 

이제 뭘 할 계획이니?

 

니네 엄만 니가 교수가
됐으면 하시던데..

 

웨스트 메드포드에
좋은 학교가 생겼더라

 

전 연구할 게 아직 많아요

 

맞아, 기사도 썼었지?

 

스캇 기억하니?

 

- 스캇?
- 스캇?

 

스캇, 이리 좀 와라

 

- 잠깐 실례할게요
- 우리 집 첫째 아인데..

 

"뉴욕" 잡지에 글이 실렸단다

 

스캇 기억나니?

 

예전에 제 젤리에
침 뱉았어요

 

오, 그럴리가 있니

 

템플, 스캇한테
논문에 대해서 이야기해줄래

 

내 글 두 편이

 

"아리조나 농부-카우보이"잡지에 실렸어

 

- 아리조나..뭐?
- 아리조나 농부-카우보이 잡지

 

하나는 소 울음 중에
어떤 게 좋고 나쁜지에 대한 거고

 

또 하나는
소머리 고정이랑

 

수로, 도축 시설에 관한 거야

 

그동안 너무 엉망으로
설계되어 있었어

 

- 그러니까..
- 어머나..

 

얘기 잘 들었다, 템플

 

- 안녕
-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압박 기계가 필요해요!

 

파티는 정말 싫어요

 

사람도 너무 많고
아무도 내 애길 듣지도 않고..

 

자꾸 서로 살펴보고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들도
어색해서 그런거야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소 얘기에 흥미가 있는 건 아냐

 

전 소가 좋아요
소랑 있고 싶어요

 

얘야, 엄마는 니가
사람들이랑도 친하게 지냈으면 해

 

- 사람들은 절 화나게 해요
- 그런 사람은 무시하면 되지

 

오늘 온 사람들 중에
석사학위 있는 사람은 너뿐이었어

 

엄마가 얼마나 뿌듯했는데!

 

템플, 엄마 봐..
엄마 봐봐

 

사람들은 눈으로도
서로에게 이야기한단다

 

이건 엄마가 널 너무나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긴다는 눈빛이야

 

전 평생 눈으로 얘기하는 건
못 배울 거예요

 

알아

 

멈춰!

 

젠장!

 

여기 오면 안된다고 했잖소!

 

- 전 소 연구 중이에요
- 안돼요, 아가씨!

 

아가씨가 대학다닐 때는

 

들락거리는 거 봐줬지만
더 이상 안돼요!

 

대학이든, 보험판매든 간에
무조건 못 들어가요!

 

제겐 기사로 싫을 수 있는
글이 많이 있어요

 

소들이 수로에 자발적으로
걷게 하는 방법도 알구요

 

- 그리고 또..
- 잠깐만, 그랜든 양

 

우선! 지난 번 글은
아주 반응이 좋았어

 

전화가 쇄도했어

 

자네 주장이 일리있다고

 

둘째! 자네 글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했었지?!

 

셋째! 자네 이 동네에서
계속 연구하려면

 

옷 좀 새로 사입게

 

전 기자증이 필요해요

 

기자증 받을 수 있어요?

 

여기서 일하겠다고?

 

여기 직원 네 명 뿐이야

 

그나마 두명은 회계랑 배달이고..

 

아뇨, 여기서 일하려는 게 아녜요

 

소들이랑 있어야 하는데
그럴려면 기자증이 필요해요

 

그거야.. 줄 수 있지

 

그치만 아까 말했듯이...

 

메리엔양, 이리 좀 와주게

 

그랜든양, 어때요?

 

옷감이 까칠하지 않아요

 

굉장히 맘에 들어요

 

이건 내 계급장이라고!

 

다들 잘 보라구!

 

이봐!

 

젠장!

 

그거 좀 발라, 템플!
냄새하고는..

 

- 감사합니다
- 템플?

 

템플 그랜든 양인가요?

 

난 테드 길버트라고 합니다
존 웨인의 레드리버 목장에서 왔어요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아가씨 글을 많이 읽었어요

 

실전에 적용해 보는 게 어때요?

 

일하던 설계자가 그만뒀는데

 

새로 수로를 설계해야해서 말이요

 

할 수 있겠소?

 

간단한 일이긴 한데,
문제는 5일안에 설계도를 내야해서 말이요

 

할 수 있어요!

 

이거 아이디어가 좋네요
어떻게 개발한 거예요?

 

그냥 제가 보고 느낀 것들을
조합해서요

 

- 그래서 얼마나 걸리죠?
- 이게 전부요?

 

네, 수로로 가는 길도 필요해요

 

소들은 곡선으로
걷는 걸 좋아해요

 

- 제자리로 돌아가는 줄 알거든요
- 그럴수도 있겠네요

 

정말로 그래요
근데 얼마나 걸리죠?

 

그 전에 그려야할 게
2~3개 있으니까..

 

- 그치만 내일까지 해야돼요!
- 이것들도 다 급한 설계예요

 

- 쳐다본다고 더 빨리 일하는 거 아니예요
- 그냥 보고 싶어요

 

그럼, 그러세요

 

저기, 템플양?

 

이쪽은 레드 해리스씨,
"축산 잡지" 기자예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해리스씨

 

그게, 레드씨가 내일 오프닝에
못온다고 하셔서

 

잠깐 시범으로 보여드릴까 하는데..

 

템플양, 소들 몇 마리를
수로로 통과시켜볼 수 있나요?

 

네

 

저기요, 문 열어주세요

 

카우보이들은 통로 바깥에서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걸어요

 

소들은 시계방향으로
통로 안을 걸어요

 

보이시죠?
그대로 곡선면을 따라 걷게 되죠

 

그러는 동안
소들은 계속 얌전히 걸어요

 

곡면을 따라서
둥글게 걷는 거죠

 

소들이 곡면을 따라
잘 걷는 이유는

 

원래 있던 장소를

 

맴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좁은 골목도 잘 가요

 

왜냐면 미끌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다음 단계에서
무게가 아래로 쏠리면서

 

천천히 수로로 들어가게 하죠

 

그러면 자연스레 통과하는 겁니다

 

제가 평소엔 기사 어떻게 쓸 지
잘 얘기 안해주는 편인데..

 

그랜든양, 이건 정말
대단한 작품인데요!

 

- 축하해요
- 전 포옹 안해요

 

아, 미안해요.. 템플

 

내일 아침에 올 때는
제일 이쁜 옷으로 입고 와요, 알았죠?

 

알겠어요

 

이건 뭐야 도대체!

 

이러다간 종일 걸리겠구만!

 

J.D! 이거 들어내야겠어

 

이거랑 이것도 들어내고!

 

판넬을 세워서

 

일직선으로 만들라고
자 어서들 시작!

 

자네 둘은 날 따라와!

 

- 이 끝을 잡고 있어봐!

 

이것 좀 봐!
이 꼴 좀 보라고!

 

누가 이 따위로 만들었어!

 

제스, 가서 강판 가져와

 

강판 깔아서
그 위로 내려 보내자고

 

- 강판 어딨어?
- 서두르자고!

 

어서, 들어내

 

- 저쪽 편으로 끌어내
- 저기 설계자 오셨구만

 

신경쓰지마
내가 처리할테니까

 

들어내!

 

당신이 해놓은 꼴 좀 봐요!

 

누가 여기다 강판 깔았어요!

 

소들은 강판이로 못 걸어요!

 

천천히 걸으라고
일부러 그렇게 설계한 거라구요!

 

진정해요, 아가씨
세 마리밖에 안 죽었어요

 

당신 때문이에요!
당신의 무지함때문에 죽었다구요!

 

왜 곡선으로 못 걷게 바꿨죠?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이봐요, 그건 내 셔츠요!

 

표현이 매끄러워야
면을 따라 걷는다구요!

 

이런 게 걸려있으면
소들이 겁을 먹게 되요!

 

이런 거 걸면 안돼요!

 

- 이상한 여자야..
- 당장 원래대로 돌려놔요!

 

템플, 왜 그래요?

 

저 사람들의 무지함때문에
소가 세 마리나 죽었어요!

 

저 사람들이 다 망쳐놨다구요!

 

잠시만요!

 

- 소들은 위험한 동물이 아니예요!
- 템플?

 

충분히 예측가능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그대로 설계하면 된다구요!

 

- 그러면 소들도 다치지 않아요!
- 여기까진 왠 일이니?

 

카우보이들은 소들을
겁줄 줄만 알아요!

 

밤새 운전한 거야?

 

존 레드 리버 목장 수로를
제가 설계했어요

 

소들이 생각하고
움직이는 걸 반영해서 말예요

 

"축산 잡지"의 편집장이

 

대단한 작품이라고 말해줬어요

 

그런데 카우보이들
세 마리나 죽였어요

 

세 마리나요!

 

그것도 5분만에요!

 

제 설계대로 하지 않았어요!

 

템플, 앉아서 얘기할까?

 

- 소들이 죽었다구요..
- 차 한 잔 마실 건데..

 

도축장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구요

 

도살장이라고?

 

물론, 소는 도살장에서 죽죠

 

소를 키우는 이유는
사람들이 매일 먹어대기 때문이에요

 

동물원처럼 구경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가 먹으려고
기르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소에게
감사할 줄 알아야해요!

 

생태계는 냉혹해요
그치만 인간은 거기서 자유롭죠

 

사람은 사자한테
뜯겨 먹히지 않아도 되요

 

그것보단 도살장에서
죽는 게 편안한 거예요

 

너가 도살장을 설계해서..

 

조그만 신경쓰면 소들이

 

고통이나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소들의
스트레스가 하늘을 찌르는 수준이에요!

 

알았다, 내 말 들었니?
너야말로 도살장을 설계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인 것 같구나

 

지금은 도살장이 엉망이지만
어떻게 하면 제대로 고칠지 전 알아요

 

이것도 문이야

 

또 다른 문!

 

어떻게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도살장을 둘러보고 싶습니다

 

뭐라고 하셨죠?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도살장을 둘러보고 싶습니다

 

여긴 견학 안받습니다

 

제가 존 웨인 레드 리버 목장의
수로를 설계했어요

 

"축산 잡지"에서도
대단한 작품이라고 했어요

 

경비실이요
입구에 경비들 좀 보내주실래요?

 

템플, 너한테 직접 얘기하고 싶었는데..
메세지로 남겨야겠구나

 

너가 알아야할 것 같아서..

 

칼락박사님이 돌아가셨어

 

어, 얼마 전에 봤는데!

 

오래동안 아프셨었나봐

 

메세지 들으면 전화해

 

끊을게

 

얼마 전에 봤다구요!

 

저 사람들 뭐하는 거죠?

 

자기의 마음을 표시하는 거야

 

고마웠다고
인사하는 거야

 

박사님 볼 때마다
인사했어요

 

이게 마지막 인사란다

 

템플..

 

- 괜찮니?
- 저 갈게요

 

아직 안 끝났는데..

 

지난 번에 뵜을 때 인사했었어요
박사님은 여기 없어요

 

제 마음 속에 계세요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아세요?

 

아니, 나도 몰라

 

그렇군요, 갈게요

 

운전 조심해라

 

여기 있습니다

 

브라우스가 참 예쁘네요

 

제 말이 기분나쁜 건 아니죠?

 

제가 너무 쉽게
말을 건다고고 하는데

 

난 예쁜 옷을 보면

 

꼭 칭찬해주고 싶더라구요

 

칭찬은 좋은 거잖아요

 

그렇죠?

 

고맙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전 템플 그랜든입니다

 

아.. 나도 만나서 반가워요

 

난 베티예요

 

그래요, 그럼..

 

혹시 누구 기다려요?

 

아뇨, 제가 자동문 앞에서는
긴장을 많이 해요

 

자폐증이거든요

 

아..

 

내 아들도 자폐증이라
비행기만 타면 긴장해요

 

자, 이리 와요

 

내 손 잡고 따라오면 되요

 

알았어요, 이리 와요

 

문이 계속 열려 있도록
내가 잡을게요

 

괜찮죠?
위험하지 않아요

 

괜찮아요

 

- 감사합니다
- 천만에요

 

목장일 해요?

 

옷에 말 그림이 있어서..

 

말을 좋아하지만
소랑 일하고 있어요

 

"축산 잡지"에서 대단한 작품이라고 한
수로를 제가 설계했어요

 

어머나 정말이요?!
남편이 당신 기사 읽었어요!

 

남편은 애봇에서 일해요

 

- 애봇 도축장이요?
- 네

 

- 들어본 적 있어요?
- 아, 제가 재설계하고 싶은 곳이에요

 

거기 갔었는데,
들여보내주질 않았어요

 

그곳의 시설을 보다 인도적이고

 

효율적이게 설계하고 싶어요

 

그럼, 우리 남편과
얘기해보면 되겠네요

 

이런 곳에 만나다니
멋진 인연이네요!

 

문이 열렸고
제가 걸어나왔어요

 

맞아요, 잘 걸어나왔어요

 

내가 문을 잘 잡았구요

 

이건 꼭 소를 위한
공항처럼 보이는군

 

감사합니다

 

칭찬이 아니요

 

소들한테 컨베이어 벨트를 쓴다고?

 

비용이 얼마나 들지 알고 있소?

 

두꺼운 벽이랑 바닥까지 있잖소

 

도축도 사업이오

 

- 비용이 싸야된다구요
- 죄송합니다만, 그랜든 양..

 

이 분야쪽으로는

 

경험이 없지 않습니까

 

두꺼운 벽이 있어야만 소들이

 

밖의 움직임이나 빛에
영향을 받지 않고 걷게 됩니다

 

소들은 예측이 안되면 멈춰요

 

소들에게야 확실히 좋겠지만
비용이 너무..

 

소들이 달아나지 않고
제대로 걷도록

 

카우보이을 고용하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을
쓰고 계신가요?

 

소들이 수로에 빠지는 것 때문에
시간도 많이 뺐기시죠?

 

다리가 부러지는
소들은 또 얼마나 많나요?

 

이 시스템으로 운영하시면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아주 얌전하게 소들이
움직이게 됩니다

 

설득력있는 얘기지만,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잖소?

 

아뇨, 잘 알고 있습니다

 

니콜라 테슬라나 토마스 에디슨같은
발명가들처럼

 

전 제 시스템을 잘 알고 있어요

 

수도 없이 머리속으로
실행해 봤어요

 

전 소들이 수로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잘 알아요

 

제 자폐증때문에요

 

마치 소가 된 것처럼
머리 속에서 시스템을 따라 걸을 수 있어요

 

기둥이랑 못 하나까지
검토하면서 말예요

 

여러분은 설계도를 보시지만
전 그 전체를 걸어볼 수 있어요

 

자, 소들은 곡면들을
차례차례로 따라 걷게 됩니다

 

바닥은 매우 평탄해요

 

여기서 통로가 점차 좁아지지만
괜찮아요

 

소들이 전혀 위험을
느끼지 않으니까요

 

소들은 그냥 또다른
트럭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죠

 

이제 계단으로 인해 점차
위쪽으로 향하게 됩니다

 

바닥에서 컨베이어 벨트로 바뀌면서

 

소들의 가슴을 잡아 올리면

 

아주 자연스럽게 이동됩니다

 

소들은 굉장히 얌전할 거예요

 

생태게는 잔혹하지만
우리가 소들에게 그럴 필요는 없어요

 

우린 소들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총에 맞는 소에게
손을 대본 적이 있어요

 

한 순간에 고깃덩이로 바뀌었죠

 

바로 직전까지 하나의
생명체였던 소가 말입니다

 

아주 평온했던 소가..

 

한순간 사라졌죠

 

전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죽음에 대해 생각했고
신에게 다가감을 느꼈어요

 

내가 죽을 때
내 생각들도 함께 사라지는 게 싫어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

 

초대해줘서 고마워

 

내가 초대하고 싶은
유일한 사람이 너였어

 

다른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에 압도되어서

 

힘들어했을 거야

 

너라면 이 곳이 어떤 의미인지

 

내가 정말로 이루려고 한 게 뭔지

 

이해해줄 것 같았어

 

세상 모든 걸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내 삶이 뭔가
의미있었으면 좋겠어

 

전국 자폐증 회의
1981년

 

전문가 얘기를 더 들을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제 말을 끝까지 들어주십시오

 

집중적으로 심리치료를 받을 경우
자폐증을 치료할 수도 있습니다

 

자폐증은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는

 

연구도 있어요!

 

저는 그런 연구 내용은
처음 들어봅니다

 

가만히 있어
가만히 있어라, 얘야

 

얘야, 가만히 있어
가만히 있어봐

 

아이를 좀 앉혀주시면
좋겠네요

 

아이를 앉혀주세요

 

자기 자극이 좋다는 얘기도 있어요

 

그러다보면 차분해진다구요

 

자기 자극이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편안해지도록 해요

 

몸을 흔들고, 돌고

 

구르고, 날개를 치는...

 

저, 제 생각에는
회전은 좋은 것 같습니다

 

구르는 것두요

 

자기 자극이 결과적으로는
신경계를 안정시킵니다

 

안아주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다른 사람이 안는 것은
두려움을 주지만

 

구르거나 어딘가에 매달려 있는 건

 

차분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안아주는 것과 똑같은 효과죠

 

그 쪽 아이는 몇 살이에요?

 

아, 전 아이가 없어요

 

아뇨.. 제가 자폐증이에요!

 

저도 안아주는 것 같은
안정감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비슷한 기계를 만들었죠

 

그 후로 제가 많이 달라졌어요

 

좀 더 사회성을 갖게 되었죠

 

전.. 네 살까지 말을 못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대학도 졸업했고

 

석사 학위도 받았고
그리고 박사과정을 다녀요

 

소리지르지 말아주세요

 

대부분의 자폐아들은

 

소리랑 색깔에 매우 예민해요

 

자극이 너무 심한 거죠

 

그러니까 한 번에 너무 많은 분이
말씀하시면 당황하게 되요

 

어떻게 완치했죠?

 

전 완치된 게 아닙니다

 

전 평생 자폐아일 거예요

 

저희 엄마는 제가 말을 못할거라는 진단을
믿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제가 말을 하게 되자
학교에 입학시키셨죠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예의와 규칙이
매우 중요하다고

 

가르치셨어요

 

전 행운아예요

 

그런 혜택을 통해 달라졌으니까요

 

제가 뭔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최선을 다했어요

 

그 분들은 아셨던 거예요
제가 다를 뿐이라는 걸..

 

모자란게 아니라!

 

게다가 전 세상을
다르게 보는 능력이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못보는 것까지도
자세히 보는 능력이요

 

엄마는 제가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셨어요

 

여름이면 이모네 목장에서 일했어요

 

기숙학교랑 대학도 다녔어요

 

그 모든 것이
처음에 낯설었지만

 

결국엔 새로운 세상으로 갈 수 있는
관문이 되었어요

 

실례지만..

 

더 많은 얘기를 듣고 싶어요

 

- 네!
- 맞아요!

 

과학자세요?

 

사람들을 때리면 안돼

 

니가 알아낼 수 있겠니?

 

5, 4, 3, 2, 1..

 

저도 펜이랑 종이 있어요

 

문이라고 생각해

 

머리엔 한 방이면 끝나죠

 

이해할 수가 없어요

 

왜 아무 이유없이
잔인하게 대하는 거죠?

 

너에겐 특별한 재능이 있어

 

다른 사람과는 다른 너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단다

 

그랜든양,
이건 정말 대단한 작품인데요

 

문이 열렸고
제가 걸어나왔어요!

 

맞아요, 잘 걸어나왔어요!

 

내가 문을 잘 잡았구요

 

저는 템플 그랜든입니다

 

템플은 현재 콜로라도 주립대 교수이며
전세계적으로 자폐증과 동물관리에 관한
강의를 다니고 있다

 

북미에서 길러지는 소의 절반 이상이
템플이 설계한 인도적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다

 

씨네르바 2010년 첫번째 자막
♥시원한 여름 보내세요♥
evelinsalt@hotmail.com